저는 2021년부터 비트코인에 조금씩 투자해왔는데, 솔직히 올해 초 급락장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작년 말 트럼프 당선 이후 12만 달러까지 치솟더니 지금은 6만 달러대까지 떨어졌거든요. 많은 분들이 "트럼프가 비트코인 친화적이지 않았나?" 하고 의아해하시는데, 제 경험상 미국 정치는 대통령 한 사람 의지로 모든 게 결정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권력이 분산돼 있고, 실제로 국민 반발이 크면 정책이 뒤집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트럼프의 공약보다는 미국이라는 국가가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얻는 실질적 이익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급락, 반감기 사이클 때문일까
비트코인은 4년마다 발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칩니다. 이론상으로는 공급이 줄면 가격이 오르는 게 맞는데, 역사적으로 보면 반감기 이후 6개월에서 18개월까지는 상승장이 이어지다가 그 이후엔 급락하는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2013년 사이클에선 500배 상승 후 87% 하락했고, 그다음 사이클에선 200배 상승 후 76% 하락했습니다. 지금 작년 고점 대비 46% 정도 떨어진 상태인데, 과거 사이클대로라면 70%까지 더 빠질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제가 직접 시장을 지켜본 경험상, 이런 사이클 이론만 맹신하는 건 위험합니다.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커지면서 반감기 효과가 예전만큼 강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거든요. 실제로 요즘 비트코인은 미국 금리, 주식시장 동향과 밀접하게 움직입니다. 연준이 돈을 풀면 오르고, 금리가 오르면 같이 떨어지는 식입니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면서 나스닥이나 S&P500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거죠. 그래서 단순히 "반감기가 지나서 떨어진다"고만 보기엔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반감기 사이클보다는 거시경제 흐름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과거 데이터는 참고할 순 있지만, 과거가 미래를 보장하진 않으니까요. 지금처럼 불확실한 시기엔 무리하게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분할 매수 전략을 유지하는 게 훨씬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비트코인 전략, 국가 부채 해결 카드
일반적으로 트럼프가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편입하겠다고 했으니 무조건 가격이 오를 거라고 기대하는 분들이 많은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미국은 지금 국가부채가 36조 달러를 넘어섰고, 이자 지불만 연간 1조 1,600억 달러가 넘습니다. 국방비보다 이자가 더 많이 나가는 상황인 거죠. 역사적으로 제국이 국방비보다 이자를 더 낼 때 무너졌다는 얘기가 있는데, 미국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주목한 게 바로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미국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순자산 가치가 올라가고, 그만큼 순부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더 중요한 건 스테이블코인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와 1대1로 고정된 암호화폐인데, 이걸 발행하려면 미국 국채를 담보로 보유해야 합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국채가 동결되면서 중국도 미국 국채를 절반 가까이 매도했는데, 이 빈자리를 스테이블코인이 메우고 있는 겁니다.
제가 봤을 때 미국은 단순히 비트코인 가격 상승만을 노리는 게 아닙니다. 중국 정부는 미국 국채를 안 사지만, 중국 국민들은 달러를 선호하고 비트코인 거래를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합니다. 결과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늘면서 미국 국채 매수 주체가 생기는 거죠. 이건 과거 페트로달러 시스템처럼, 새로운 방식으로 달러 패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다만 금을 팔아서 비트코인을 산다는 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봅니다. 금은 실물자산이고, 금을 처분하면 달러 신뢰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거든요. 트럼프가 뭐든 할 수 있는 독재자가 아닌 이상, 의회와 국민 여론을 무시할 순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비트코인 전략자산 편입보다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우회적 국채 수요 창출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알트코인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많은 분들이 비트코인이 오르면 알트코인도 따라 오를 거라 기대하는데, 저는 알트코인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정해져 있고, 4년마다 발행량이 줄어들면서 희소성이 보장됩니다. 중앙 통제자도 없고, 그래서 디지털 금이라 불리는 거죠. 반면 이더리움 같은 알트코인은 스마트 계약 기능이 있어서 유용하긴 하지만, 결국 제3의 통치 주체가 존재합니다.
제 경험상 탈중앙화가 비트코인의 핵심 가치인데, 알트코인은 이 부분에서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이더리움이 프로그램 플랫폼으로 유용하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렇다면 차라리 정부나 기업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를 쓰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통치자가 있는 코인은 결국 신뢰 문제로 돌아가거든요.
물론 알트코인을 평가할 땐 토큰 구조, 비즈니스 모델, 조직 신뢰도, 기술력 등 여러 기준을 종합적으로 봐야 합니다. 운영진 보상 비율, 락업 기간, 자금 투명성, 시장 경쟁력 같은 요소들이 건강하다면 투자 가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장기적으로 비트코인만큼 확고한 위치를 차지할 알트코인은 많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도 비트코인은 우리 세대에 또 하나의 기회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80년대, 90년대 강남 아파트처럼 말이죠. 다만 변동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1억을 투자했다가 500만 원이 돼도 편안하게 잠잘 수 있는 사람만 해야 합니다. 저는 매달 일정 금액씩 분할 매수하면서 10년, 20년 장기 플랜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오르면 보유 자산이 늘어서 좋고, 떨어지면 싸게 살 수 있어서 좋다는 마인드로요. 이게 제가 직접 경험하며 찾은, 가장 스트레스 없는 투자법입니다.